대한류마티스학회

류마티스관절염의 일반적인 약물치료

류마티스관절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이 망가져 손발이 변형되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병입니다. 간혹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약에 대해 '약을 먹어도 진통만 되지 치료는 안 된다' 또는 '약이 독해서 오히려 몸을 망칠 수 있다', 이렇게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지난 20년간 많이 발전되어, 질병 초기에 빨리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관절 손상을 막아 나중에 불구가 되어 고생하지 않도록 예방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꾸준히 약을 드셔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환자분이 기억해야 할 것은 의사 지시에 따라 약을 꾸준히 드시는 것이며, 주변 사람들 말에 흔들려서 약을 중단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우리가 류마티스관절염을 치료하는 목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 병이 관절에 심한 통증을 가져 오기 때문에 우선 환자분이 안 아프도록 해드려야 합니다. 두번째는 이러한 증상이 대부분 염증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염증을 가라앉혀야 합니다. 세번째는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관절기능을 유지시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관절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고 만일 이미 망가졌다면 더 이상 망가지는 것을 늦추도록 해야 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하면 일찍부터 본격적으로 항류마티스 약물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병이 생기면 1 ~ 2년 내에 관절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전문가로부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는 단순히 염증을 가라 앉혀주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항류마티스 약물, 그리고 아주 심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이 있으며 최근에 새로 나온 생물학제제가 있습니다. 생물학제제에 관해서는 다른 장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1.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는 보통 소염진통제라고도 부릅니다. 이 약은 염증을 가라앉혀주고 아픈 것을 좋게 해주지만 질병 경과를 바꾸거나 관절 손상을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본격 치료제인 항류마티스 약물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그 효과가 나올 때까지 염증을 가라앉혀 아픈 것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에는 매우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효과는 대부분 비슷하지만 환자분에 따라서는 더 잘 듣는 약이 있기도 하기 때문에 약을 10 ~ 14일 정도 사용하여 보고 효과가 없으면 바꾸어 보기도 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위장장애나 궤양, 출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은 조심해야 하며 신장이 나쁘거나 고혈압, 심장병이 있는 경우에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혈소판 기능도 억제시키므로 수술 전에는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항류마티스 약물
항류마티스 약물은 질병 경과를 변화시켜준다 하여 DMARD(Disease-modifying antirheumatic drugs)라 부르기도 합니다. 항류마티스 약물은 관절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거나 줄여서 관절기능을 유지시키기 위해 사용합니다. 항류마티스 약물은 효과가 비교적 서서히 나타나 대개 1~6개월이 지나야 하며, 약 2/3의 환자에서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효과를 보면서 약을 늘리던지 또는 변경, 추가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약은 특유의 독성을 지니고 있어서 조심스러운 관찰을 필요합니다.

1)	항말라리아제 보통 우리가 말라리아 약이라 부르는 히드록시클로로퀸은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전신홍반루푸스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효과는 약하고 또 늦게 나타나지만 비교적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심하지 않은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드물게 이 약을 복용하면 피부가 검어지거나 눈에 영향을 주는 수도 있어 장기간 사용할 때는 안과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2)	술파살라진 술파살라진도 다른 약에 비해서는 순한 편이며 말라리아 약 보다는 효과가 빨리 나타납니다. 역시 심하지 않은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사용됩니다. 부작용은 소변이 노랗게 나오며 흔하지는 않지만 간기능 이상이나 골수 억제 등이 있어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하게 됩니다.
3)	메토트렉세이트 (MTX) MTX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항류마티스 약물입니다. 처음에 항암제로 개발되어 항암제라 불리기도 하고, 이런 이름 때문에 복용하는데 거부감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류마티스관절염은 암도 아니며, 항암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류마티스관절염에 사용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사용합니다. 현재로서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제이고 다른 약과 달리 일주일에 한번 복용합니다. MTX는 앞서 말씀 드린 말라리아 약이나 설파살라진에 비하여 효과도 빨리 나오고 더 강력한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다만 부작용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입안이 헐 수가 있어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하여 엽산이라는 비타민을 같이 복용하셔야 합니다. 또 이 약은 사용 전에 간염 검사, 가슴 엑스레이 등을 확인하여 이상이 없는 경우에 주로 사용합니다. 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매우 조심해서 사용하기는 하지만 전혀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신장이 나쁜 경우에는 양을 줄이던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외에 간기능 이상이나 혈액 이상도 나타날 수가 있어 정기적인 혈액 검사가 필요한 약입니다. 간혹 약을 드시면 속이 울렁거린다는 분도 계십니다. 가능한 부작용은 많지만 그 만큼 효과가 좋은 약이고,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들은 이 약에 아주 익숙하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임신 준비 중이라면 이 약은 기형을 유발하거나 유산을 시킬 수 있으므로 남녀 모두 임신 3개월 전에는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레플루노마이드 레플루노마이드는 비교적 새로 개발된 약입니다. MTX와 유사한 작용기전과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간이나 폐 부작용 등은 MTX와 유사합니다. 장점으로는 MTX에 비해 위장장애가 적고 신장이 나쁜 경우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간혹 체중이 빠지는 수도 있습니다. 만일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임신을 하려면 약을 중단하고 2년을 기다리던지, 콜레스티라민 이라는 약을 복용하여 체내 약물을 씻겨 내려가게 해야 합니다.
5)	병합치료 류마티스관절염이 한가지 약제로 치료가 안 되는 경우 약을 새로 바꾸기도 하지만 원래 사용하는 약에 새로운 약제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MTX에 말라리아 약과 술파살라진을 추가하여 3가지 약제를 사용하는 법입니다. 이 방법은 3가지 약제를 사용한다고 해도 부작용이 심해지지 않으면서 효과는 더 좋은 방법입니다. 병이 심한 경우에는 MTX와 레플루노마이드를 같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방법은 일부 환자에서는 매우 효과가 좋으나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고 간기능 이상이 더 자주 나타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2가지 약제를 같이 복용하시는 환자분께서는 반드시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그 외에도 환자분 상태에 따라 다양한 약제가 사용됩니다.
6)	기타 약제 그 외에도 많은 약제들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잘 사용되지 않지만 과거부터 사용되던 금 제제도 있고 아자티오프린, 시클로스포린, 부실라민 등도 이용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물학 제제가 널리 사용되어 과거에 비해서는 이러한 약제들의 사용이 줄었습니다.

3.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우리 몸 신장 위에 위치한 부신에서 나오는 호르몬 중의 하나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로 줄여서 부르겠습니다)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자주 사용됩니다. 과거에 관절약을 먹으면 얼굴이 동그랗게 붓고 살이 찐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스테로이드가 바로 그 살찌는 관절약입니다. 처음에 개발되었을 때는 류마티스관절염을 완치시킨다고 노벨상까지 탔으나, 계속 사용하면 수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 현재는 아주 조심스럽게 사용됩니다. 부작용으로는 달덩이 얼굴, 체중 증가 외에도 당뇨, 골다공증, 고혈압, 백내장, 감염, 피부에 멍이 드는 것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스테로이드는 항류마티스 약물 효과가 나올 때까지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을 조절하거나 일시적으로 관절염이 악화된 경우, 또는 아무리 치료해도 염증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 가능하면 적은 양을 복용하게 됩니다.
간혹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지 않고 관절에 주사하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지낼만한데, 한 두 개의 관절에만 염증이 심할 때 이런 스테로이드 관절주사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반복해서 관절주사를 맞는 것은 오히려 관절을 망가뜨릴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또 관절에 세균이 들어가 염증이 심해진 것을 류마티스 관절염이 나빠진 것으로 알고 주사를 맞아도 안됩니다. 따라서 경험 많은 의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4. 맺음말
류마티스관절염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류마티스관절염이 생기면 초기부터 본격적인 항류마티스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치료약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항류마티스 약물에 경험이 많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기억하셔야 할 것은 세상에 부작용은 없으면서 효과만 좋은 약은 없습니다. 어떤 약이라도 효과가 있으려면 어쩔 수 없이 부작용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러한 부작용에 대비하여 검사하고 조심스럽게 사용하고 있으니, 부작용이 무섭다고 약을 복용하지 않아 관절이 망가지도록 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