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류마티스학회

류마티스 질환의 생물학적 약제들

면역 반응은 정상적으로는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조절되는 경우에는 염증반응을 유발시켜 자가면역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는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면역 기능을 억제하여 몸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입니다. 기존에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 스테로이드, 항류마티스약제 (Disease-Modifying Anti-Rheumatic Drugs, DMARDs)라 불리우는 메토트렉세이트, 술파살라진 및 레플루노마이드 등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였으나, 약 15년 전부터 생물학적 약제들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류마티스 질환의 치료 패러다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생물학적 약제는 주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으나 이 외에도 강직성척추염, 건선관절염, 소아특발성관절염, ANCA 양성 혈관염, 전신홍반루푸스 등에 사용되어 집니다. 생물학적 약제는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이나 생물체를 이용하여 생성시킨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이라 정의할 수 있으며, 자가면역질환의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표적 물질, 즉 관련 시토카인 및 세포를 억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약제입니다. 현재까지 승인된 약제는 크게 항시토카인 억제제, T 세포 억제제, B 세포 억제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항시토카인 억제제 항시토카인 억제제는 종양괴사인자 억제제, 인터루킨-1 억제제, 인터루킨-6 억제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종양괴사인자 억제제는 생물학적 약제 중 가장 먼저 개발되었으며, 현재는 미국과 유럽 류마티스학회에서 항류마티스약제 치료 3-6개월 뒤에 질환 활성도가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종양괴사인자 억제제를 추가하여 치료하라고 권합니다. 또한 질환 활성도가 높고 예후가 나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질환 초기에도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를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특이 질환 발생 초기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관해를 이룰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 사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도부터 엔브렐(etanercept)을 사용하였으며, 이후 레미케이드(infliximab), 휴미라(adalimumab) 등을 포함하여 약 10년 이상의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의 치료 경험을 가지면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심포니(golimumab), 심지아(certolizumab) 뿐만 아니라 바이오시밀러(기존 생물학적제제와 동등한 효과와 안정성을 보이는 복제약)인 램시마가 승인되어 사용 중입니다. 하지만, 우수한 치료 효과에도 불구하고 드물게 결핵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약제 사용 전에 반드시 잠복결핵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잠복결핵이 진단된 경우에는 반드시 결핵 예방치료를 선행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경미하게는 두통, 오심, 두드러기, 열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지만, 감염, 악성종양, 자가면역질환, 탈수질환, 심부전, 범혈구감소증 등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모니터링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인터루킨-1 억제제인 키네렛(anakinra)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되었으나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와 비교 시 임상 효과는 현저하게 떨어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항류마티스 약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소아특발성관절염 환자에게 사용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는 있으나, 매일 피하로 주사를 맞는 번거로움이 있어 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루킨-6는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기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시토카인 중 하나로, 인터루킨-6의 혈중 농도는 류마티스관절염의 질환 활성도와 비례합니다. 인터루킨-6 억제제인 악템라(tocilizumab)는 2012년도에 국내에서 승인된 약제로 류마티스관절염과 소아특발성관절염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실험실적 검사 소견 이상으로 간수치 상승,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T 세포 억제제 T 세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T 세포 수용체 및 T 세포 표면의 CD28을 통한 두 가지 신호 전달이 필요하며, 활성화된 T 세포는 T 세포 표면에 CTLA-4를 발현시켜 T 세포를 억제하게 됩니다. 오렌시아(abatacept)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만들어진 약제로, CD28을 통한 신호를 억제하여 T 세포의 활성을 억제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과 소아특발성관절염에 사용이 가능하며, 두통, 상부 호흡기감염, 인후두염, 오심, 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히 기저 폐질환이 있는 환자에 사용할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3.	B 세포 억제제 B 세포는 시토카인의 생성, T 세포의 활성화 및 항원제시세포의 기능을 함으로서 자가면역질환의 발생에 관여합니다. B 세포 억제제인 맙세라(rituximab)는 B 세포를 파괴시켜 B 세포의 면역기능을 억제하고 있으며, 류마티스관절염 뿐만 아니라 ANCA 양성 혈관염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맙세라의 부작용은 주사부위의 통증, 두드러기, 열 등의 주입반응이 가장 흔하나 주사 빈도가 많아질수록 주입반응은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물지만 다초점 뇌백질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전신홍반루푸스 치료제로 약 50년만에 승인된 약제인 벤리스타(belimumab)도 B 세포 억제제입니다.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의 반 이상에서 B 세포 활성인자인 BAFF의 혈청 농도가 상승되어 있으며, 질환의 활성도가 높을수록 BAFF 농도는 증가합니다. 벤리스타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하여 개발된 약제로, BAFF가 B 세포 표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아 B 세포의 기능을 억제합니다. 임상시험을 통해 급성 악화의 감소, 스테로이드 용량 감소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루푸스 치료제로 승인되어 곧 임상에서 사용이 가능해 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서 언급된 약제 이외에도 2012년도 미국에서는 신호전달체계 저분자 물질(JAK) 억제제인 타소시티닙(tasocitinib)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약제로 승인되었으며, 램시마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바이오시밀러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생물학적 약제에 대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약제 선택의 기준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향후에는 약제들 간의 유효성 및 부작용 비교 연구 및 약제의 치료 반응 예측 연구를 통해, 개개인의 환자들마다 보다 적합한 생물학적 약제를 선정할 수 있는 기준을 확립하여 치료 실패를 줄이고 예후 및 삶의 질을 더욱 호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