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경화증 (경피증)


전신경화증은 어떤 질환인가요?
전신성경화증(경피증)은 류마티스관절염이나 전신홍반루푸스(루푸스)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경우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면역계가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하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질환명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피부가 단단해지는 질환인데 이런 현상은 피부뿐만 아니라 폐, 심장, 위장관, 콩팥 등 여러 내부 장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누가 걸리게 되나요?
전신경화증은 매우 드문 질환입니다. 미국의 경우 1년에 백만 명 당 약 9-19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30-50대에서 발병하며, 여자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전신경화증은 왜 생기나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으나, 혈관과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콜라겐이 과도하게 생성, 축적되어 피부나 다양한 장기의 섬유화를 일으키는 것이 주된 병리 기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정한 화학물질(톨루엔, 벤젠, 비닐 클로라이드, 실리카 등)이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주로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나요?

증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병이 진행된 다음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1) 레이노 현상
레이노 현상은 추위나 진동, 스트레스 등에 의해 동맥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어 일시적인 혈류 순환 장애를 보이는 현상입니다. 초기 증상으로 거의 모든 경피증 환자가 경험합니다. 손가락, 발가락, 때때로 코끝이나 귓볼이 차가워지며 피부색깔이 처음에는 하얗게(창백하게) 되고, 이어서 푸르스름해지며 통증이 발생하고, 따뜻하게 하면 혈관이 다시 확장되어 붉게 변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레이노 현상은 정상인의 3-5%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다른 면역 질환이나 내분비, 혈액학적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감별이 필요합니다.

2) 피부증상
피부증상도 대부분의 환자에서 볼 수 있는 증상입니다. 발병 초기에는 손이나 발이 붓는 현상이 나타나고, 병이 진행되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딱딱해져서 손을 쥐기가 힘들어집니다. 안면의 표정이 없어지고, 주름이 없어지며,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손가락과 발가락 끝에 상처가 잘 생기고 궤양이나 괴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상처가 반복되면 손가락 길이가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피부의 색소침착이나 피하에 칼슘 결정이 축적되기도 합니다.

3) 관절과 근육 증상
관절이 붓고, 뻣뻣하며 통증이 생길 수 있고, 관절 움직임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관절 주위의 근육이 약해질 수 있으며,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기도 합니다.

4) 소화기 증상
전신경화증 환자의 약90%에서 발생합니다. 식도 및 위, 장의 운동장애로 상복부 불쾌감, 화끈거림, 식도 역류현상, 속쓰림을 호소하기도 하고, 음식물 삼키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오심, 구토, 복부팽만감이나 복통, 변비, 설사 등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5) 심장 및 신장 증상
드물지만 심장을 싸고 있는 심낭에 물이 차거나 심부전, 혹은 부정맥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신장 침범은 약 10%에서, 진단 4년 이내 생길 수 있습니다. 혈뇨나 단백뇨,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용혈성 빈혈 등이 생길 수 있고, 급성신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6) 폐 증상
폐 침범은 대부분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고, 사망의 중요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폐섬유증과 폐동맥 고혈압이 주된 양상으로 마른 기침, 운동시 호흡곤란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질병의 예후에 주된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요하는 증상입니다.

7) 기타 증상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안구 및 구강건조증, 갑상샘기능저하증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진단하나요?

전형적인 피부 병변과 신체 진찰, 그리고 자가항체 검사를 포함한 혈액 검사를 종합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부 장기의 침범 여부와 손상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폐 기능검사, 폐 컴퓨터단층촬영(CT), 위내시경이나 식도운동검사, 심전도, 심초음파 검사 등을 이용합니다.


병의 예후는 어떤가요?

주요장기 침범이 없는 경우에는 90% 이상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장, 폐, 콩팥, 소화기 등 주요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 생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 관리가 필요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현재까지 완치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면 현저히 사망률을 낮출 수 있으며, 현재 다양한 면역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개개인에 맞춰서 치료하게 되며, 증상을 완화하고 장기침범을 예방하는 것이 주된 치료 목표입니다. 적절한 생활 및 약물요법으로 질병의 진행과 합병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

1) 일반적인 주의사항
- 몸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팔, 손, 다리, 발로 가는 혈관을 확장시켜 원활한 혈액공급이 이루어 지도록 합니다. 추운 날씨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모자와 장갑을 사용하며 넉넉한 신발과 양말을 착용하여 혈류가 차단되지 않도록 합니다. 면으로 된 옷은 땀을 흡수함으로 땀으로 인한 열 손실을 막는데 도움이 됩니다.
- 피부 건조를 방지하는 보습 비누나 크림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담배는 혈관수축과 혈류량 감소를 초래하므로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 규칙적인 운동은 피부를 유연하게 하고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부종과 통증이 있는 관절은 과도한 압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 식사는 소량의 음식을 여러 번 나누어 먹고, 부드러운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습니다.
식후 4시간 이내 누워 자지 않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초콜렛, 카페인 등을 제한합니다.
2) 약물치료
- 혈관 확장을 위해 칼슘통로차단제, 앤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폐동맥고혈압이 있으면 실데나필이나 보센탄, 프로스타사이클린 제제를 투여할 수 있습니다.
보센탄은 피부궤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 메토트렉세이트나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 같은 면역약제가 피부 경화를 다소 호전시킨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 관절통이나 부기에 대해서는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폐, 심장 등에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고용량 스테로이드나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투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