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근염 (다발근육염과 피부근염)


염증성 근염이란?
염증성 근염은 관절을 주로 침범하는 류마티스관절염이나 골관절염과 달리, 근육을 주로 침범하는 병으로 역사는 1863년 Wagner가 다발근육염을, 1891년 Uverricht가 피부근염(피부근육염)을 그리고, 1971년 Yunis와 Samaha가 봉입체근염을 각각 처음으로 기술하였습니다. 염증성 근염은 다발근육염, 피부근염, 봉입체근염, 비특이적 근염, 면역매개괴사성 근염 등으로 다시 세분화됩니다. 염증성 근염은 근육 중에서도 팔다리를 움직이는 골격근을 침범하게 되는데, 다발근육염의 경우는 팔다리의 끝쪽보다는 주로 몸통에 가까운 곳의 근육을 침범하여 근력 감소를 일으키는 병이고, 피부근염은 근염의 증상이 있으면서 얼굴과 손, 그리고 몸통에 특징적인 피부증상을 동반하는 병입니다. 그리고 봉입체근염의 경우는 다발근육염과 임상 증상이 유사하지만 원위부 근육의 위축과 근력 약화 증상의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염증성 근염의 원인과 빈도
대부분의 자가면역 류마티스 질환과 같이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서 이 질병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발근육염과 피부근염은 류마티스 질환 중에서도 아주 드문 병으로, 연간 100만 명 당 2.18-7.7명 이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발병 연령은 이정점 분포를 보이는데 15세 미만과 45-54세 사이에 흔하게 발병합니다. 남녀 성비는 1:1.5로 여자에서 남자보다 조금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50세 미만에서는 피부근염의 빈도가 흔하며, 50세 이상의 남성에서는 봉입체근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의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피부근염은 14.2명, 다발근육염은 1.4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다발근육염은 주로 성인에서 발생하는데 비해 피부근염은 어린이와 성인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근염의 증상
다발근육염과 피부근염의 증상은 근육을 침범하여 생기는 근력 감소의 증상과 폐, 피부, 심장 등의 장기를 침범하여 생기는 증상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근력저하와 근육통이 팔다리의 근육에서 대개 갑자기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환자는 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을 올라갈 때, 물건을 들어올릴 때와 같이 근육을 사용할 때 근력감소와 함께 근육통을 호소하게 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식도에 있는 근육을 침범하여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호흡에 관련된 근육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피부근염에서 발생하는 특징적인 피부증상은 이 병을 진단하는데 아주 중요한데, 눈의 위쪽 눈꺼풀에 연한 보라색의 발진(연보라발진)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손등에서는 관절에 있는 부위에 특징적인 피부발진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고트론 구진”이라고 합니다.
내부 장기 침범으로는 폐를 침범하는 것이 중요한데, 호흡에 필요한 근육을 침범하여 호흡곤란이 종종 발생하며 간질성폐질환은 갑자기 진행하여 생명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심장을 침범하여 심장 근육에 염증이 일어나는 심근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심부전이나 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위장관을 침범하는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삼킴곤란, 신물이 넘어오고 속이 쓰린 역류성식도염, 그리고 설사나 변비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근염의 진단
염증성 근염은 환자들의 증상을 듣고 신체검사를 하고 각종 특수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되는데, 유사한 다른 많은 질환을 구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선 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근력감소와 근육통의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근력감소가 팔다리의 말초부분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몸통에 가까운 부위에 있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신체검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혈액검사를 통해 근육세포의 파괴로 혈액 중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근육효소들을 측정함으로써 근육파괴의 정도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크레아틴키나아제(CK), 젖산탈수소효수(LDH),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AS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ALT), 알돌라아제(aldolase) 등이 속하는데, 근육 이외의 장기 손상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결과를 판독할 때는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근염도 자가면역질환이므로 특수면역검사를 통해 여러 가지 병적인 자가항체를 확인하여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항Jo-1항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근육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확인하고 다른 병과의 구분을 위해 근육의 조직검사가 필요하나 이것은 환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어 최근에는 근육침범의 범위와 정도를 보는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MRI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근육침범을 확인하고 신경병증 등 다른 질병과의 구분을 위해 근전도 검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확진과 다른 질환과의 구분을 위해서는 근육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근염의 치료
염증성 근염의 치료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선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와 필요시 한 두 가지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환자가 느끼는 근력 회복 단계까지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대개 유지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약 2개월 이상의 시간 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 후에도 치료는 계속되어야 하며 경과에 따라서 스테로이드를 감량하게 됩니다. 면역억제제로는 메토트렉세이트나 아자티오프린과 같은 약물을 사용하며 경과에 따라 면역글로블린 주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치료하는 과정에서 근력 약화를 방지하고 효과적인 근력회복을 위해 재활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약물치료로 인한 부작용과 질병의 합병증에 대한 관찰도 중요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피부근염이나 다발근육염은 여러 가지 암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검사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암은 근염보다 먼저 발생할 수도 있고 근염으로 진단받은 후에 암이 진단되기도 합니다. 다발근육염과 피부근염은 완전히 치료하기 어려운 병임에는 틀림없으나 과거에 비해 진단 및 치료 기술이 발달하였고 치료하는 류마티스 전문의사들의 실력과 경험도 향상되었으며, 새로운 치료 약제들의 도입으로 치료 결과가 많이 향상되고 있으므로 꾸준히 치료하면 잘 조절될 수 있습니다


염증성 근염의 예후
염증성 근염은 드문 질환이므로 아직까지 정확하게 예후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지만 대체로 치료받은 피부근염은 5년 생존률이 95%이고, 다발근육염 환자의 10년 생존률은 84%로 알려져 있습니다. 염증성 근염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질병 자체보다는 주로 심장, 폐 혹은 다른 전신적인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고령, 치료가 늦은 경우, 심한 삼킴곤란 장애가 있는 경우, 호흡 곤란이 있는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암이 동반되는 경우는 특히 질병의 경과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