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인지질증후군
1. 항인지질증후군은 어떤 병인가요?
항인지질증후군은 항인지질 항체에 의해서 동맥이나 정맥에 혈전증이 발생하거나 혹은 반복적인 유산 등 증상이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항인지질증후군은 전신홍반루푸스나 전신경화증, 류마티스관절염 등의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동반해서 발생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기저 질환 없이 원발성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2. 어떠한 증상들이 있나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혈전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혈전증은 동맥이나 정맥, 그리고 큰 혈관이나 작은 혈관을 가리지 않고 다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곳 중의 하나는 하지의 심부정맥이지만 그 외에도 폐색전증이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 다양한 혈관을 침범할 수 있습니다. 혈전증은 한 번만 나타나기도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심할 경우에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혈전증과 같이 혈전증의 위험 인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발생한 혈전증의 경우에는 반드시 항인지질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또한 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적인 유산이 발생하거나 조기 분만이나 자간증, 자간전증, 태반기능부전 등의 임신 중 합병증도 주요한 증상 중에 하나입니다. 그 외에도 혈액 응고 검사의 연장, 용혈성빈혈, 혈소판감소증 등의 혈액학적 증상이나, 망상피부와 같은 피부 병변, 그리고 심장판막 이상 또는 신경학적 이상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3. 이 병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항인지질증후군은 항인지질 항체에 의해서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 몸의 세포막에는 인지질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 생기는 항체를 항인지질 항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항인지질 항체로는 루푸스항응고인자와 항카디오리핀 항체, 그리고 항 베타2-당단백 I 항체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항인지질항체가 왜 생기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항인지질 항체가 있는 환자들에서 특히 흡연이나 임신, 경구 피임제, 여성 호르몬 치료, 종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요인이 작용하게 되면 면역 반응들이 더 크게 활성화되면서 혈전이나 유산 등의 증상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4. 어떻게 진단하나요?
항인지질증후군은 반복적인 혈전증이나 습관성 유산 등의 임상적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혈액 검사를 통해 항인지질 항체를 확인함으로써 진단하게 됩니다. 2006년 호주의 시드니에서 모여 제정한 구체적인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표1)
표1. 항인지질증후군의 진단기준
임상 기준 |
혈전증
임신 중 합병증 |
동맥, 정맥 또는 작은 혈관의 혈전이 한 번 이상 발생한 경우
(혈전은 영상이나 도플러 초음파 검사, 조직 검사로 확진되어야 함)
임신 10주 이후에 초음파 검사 또는 태아의 진찰 상 형태학적 이상이 없는 태아의 유산이 원인 모르게 한 번 이상 발생
(혹은) 임신 34주 이전에 자간증, 자간전증, 태반기능부전 등에 의해 마숙아 분만이 한 번 이상 발생
(혹은) 임신 10주 미만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연유산이 3번 이상 발생 |
검사실 기준 |
항카디오리핀 항체
항 베타2-당단백 I 항체
루푸스항응고인자 |
IgG 혹은 IgM 형태 항체의 중등도 양성 혹은 강양성
IgG 혹은 IgM 형태 항체의 중등도 양성 혹은 강양성
양성 |
항인지질증후군의 진단을 위해서는 1개 이상의 임상 기준과 1개 이상의 검사실 기준에 해당해야 한다.
검사실 기준은 최소 12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시행한 검사에서 2번 이상 양성으로 나와야 한다.
임상 증상과 검사실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난 기간은 5년 이내여야 한다. |
5. 어떻게 치료하나요?
가장 중요한 치료는 혈전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와파린을 복용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복용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대개 수 년 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흡연이나 경구 피임약 등을 피하고,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런 동반 질환들에 대해서도 열심히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전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와파린의 용량을 증량하거나, 다른 종류의 혈전제를 추가 혹은 변경해 보기도 합니다. 또한 하대정맥 필터 삽입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증상은 없으나 항인지질항체가 존재하는 사람에게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까지 근거가 없습니다. 그러나 혈액 내에 항인지질항체가 많이 존재하거나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여성호르몬 섭취 등의 위험 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예방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6. 임신했을 때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임신을 했을 동안에는 와파린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와파린 대신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 주사(혹은 저분자량 헤파린 주사)로 치료를 합니다. 단, 분만 전에는 출혈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약물을 중단하며, 분만 직후에는 혈전증의 발생 위험이 많이 높기 때문에 약 6주 가량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을 더 사용합니다.
